다운라운드 (Down Round)
기본 개념 및 용어사전
기업가치평가 & 거래구조 설계

다운라운드 (Down Round)

CEO 심정훈2026년 02월 02일

다운라운드는 기업이 이전 투자 라운드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이는 목표 미달성, 시장 환경 악화,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창업자와 기존 투자자 모두에게 심각한 재무적·심리적 타격을 준다.

신규 투자자는 강력한 보호 조항을 요구하고 기존 투자자는 반희석 권리 행사 여부를 놓고 고민한다. 다운라운드를 경험한 기업은 M&A 시장에서 부정적 신호로 인식되지만 적절히 관리하면 회생의 발판이 될 수 있다.


1. 다운라운드가 발생하는 배경

다운라운드는 기업의 성과가 투자 유치 당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시리즈 A에서 200억 원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받은 기업이 매출 목표를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하고, 시리즈 B 투자 협상에서 150억 원 밸류에이션을 제시받는 상황이 전형적이다. 이때 창업자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현금이 바닥나기 전에 낮은 가격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버티다가 문을 닫을 것인가.

시장 전체의 침체도 주요 원인이다. 2022년 이후 글로벌 벤처 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었다. 1~2년 전에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기업들도 같은 성과를 보여도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는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다운라운드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경쟁 구도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동일 시장에 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거나, 기존 시장 리더가 공격적으로 확장하면 후발주자는 밸류에이션 압박을 받는다. 투자자는 시장 1위가 아닌 기업에 프리미엄을 주지 않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이어진다.

발생 배경

구체적 상황

성과 미달

매출·이용자 수·성장률이 투자 유치 당시 예상의 50~70% 수준에 그침

시장 환경 악화

금리 인상, 투자 심리 냉각, 유동성 감소로 전반적 밸류에이션 하락

경쟁 심화

시장 내 강력한 경쟁자 출현 또는 M&A를 통한 통합으로 협상력 약화

사업 모델 검증 실패

초기 가정했던 수익 모델이나 확장 전략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음

내부 문제

창업팀 갈등, 핵심 인력 이탈, 운영 비효율로 투자자 신뢰 상실

관련 용어: 밸류에이션(Valuation), 런웨이(Runway), 브릿지 파이낸싱(Bridge Financing)


2. 다운라운드의 실질적 영향

다운라운드의 가장 즉각적인 영향은 창업자 지분의 급격한 희석이다. 이전 라운드에서 30% 지분을 보유했던 창업자가 다운라운드 후 15%로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경영권의 문제다. 지분율이 낮아지면 이사회에서 발언권이 약해지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기존 투자자에게는 더 복잡한 딜레마가 생긴다. 반희석 조항을 보유한 투자자는 전환가격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보호받지만 그렇지 않은 투자자는 투자 손실을 그대로 감수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선택이 발생한다. 다운라운드에 추가로 참여해 지분율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불참하고 희석을 감수할 것인가. 참여하면 추가 자금이 들어가고 불참하면 나중에 회생했을 때 수익을 놓치게 된다.

신규 투자자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낮은 가격에 진입하면서 강력한 청산우선권과 이사회 의석을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다운라운드 투자계약서에는 2배 이상의 청산우선권, Pay-to-Play 조항, 심지어 창업자 베스팅(Reverse Vesting) 조건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헤지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Exit 시 분배 구조를 극도로 복잡하게 만든다.

조직 내부에는 사기 저하가 온다. 스톡옵션을 받았던 직원들은 기업가치 하락으로 옵션의 실질 가치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직을 고려한다. 창업자는 팀을 붙잡기 위해 추가 옵션을 부여해야 하고 이는 다시 기존 주주들의 희석을 의미한다. 악순환이다.

관련 용어: 청산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 Pay-to-Play, Reverse Vesting


3. 협상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일

다운라운드 협상은 일반적인 투자 협상과 다르다. 창업자는 약자다. 현금이 떨어지기 전에 투자를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없다. 투자자는 이를 알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텀시트(Term Sheet) 협상에서 창업자가 양보해야 하는 항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밸류에이션의 추가 하락이다. 초기 제시받은 밸류에이션도 이미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데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투자자는 재협상을 요구한다. "재무제표를 보니 생각보다 번 레이트(Burn Rate)가 높더라"는 말과 함께 10~20%의 추가 할인을 요구하는 것이다.

둘째, 구조 조정 요구다. 신규 투자자는 투자 조건으로 비용 절감을 요구한다. 인력 감축, 사업부 정리, 특정 임원 교체 등이 투자 실행의 전제 조건(Condition Precedent)으로 포함된다. 이는 창업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선택이지만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셋째, 기존 투자자와의 갈등 조정이다. 신규 투자자는 종종 기존 투자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일부 기존 투자자를 거래에서 배제하려 한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하지 않는 투자자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다"는 Pay-to-Play 조항이 대표적이다. 창업자는 기존 투자자를 설득해 이에 동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는 법률·재무 자문사도 참여한다. 이들의 수임료도 만만치 않으며 대부분 투자 실행 후 회사가 부담한다. 다운라운드는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협상 쟁점

신규 투자자 요구

창업자 딜레마

밸류에이션

실사 결과 반영한 추가 할인

더 낮아지면 지분 더 희석

청산우선권

2배 이상 우선 분배 요구

Exit 시 창업자 회수 금액 급감

이사회 구성

신규 투자자 이사 추가 선임

기존 지배구조 변경, 의사결정 복잡화

구조조정 조건

인력 감축, 비용 절감 약속

핵심 인력 이탈 리스크

Pay-to-Play

기존 투자자 재투자 강제

기존 투자자 관계 악화

관련 용어: 텀시트(Term Sheet), 번 레이트(Burn Rate), Condition Precedent


4. 실무적 대응 전략

다운라운드가 불가피해 보인다면 창업자는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현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다운라운드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뒤늦게 알리면 신뢰가 무너지고, 협상은 더 어려워진다.

대안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도 필수다. 다운라운드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협상력이 생긴다. 브릿지 론(Bridge Loan), 벤처 대출, 매출 기반 파이낸싱(Revenue-Based Financing) 등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검토하고, 최악의 경우 비용 절감만으로 버틸 수 있는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

기존 투자자 중 우호적인 투자자를 먼저 확보하는 것도 전략이다. 리드 투자자가 다운라운드에 참여하기로 약속하면, 다른 투자자들도 따라오기 쉽다. 반대로 주요 투자자가 불참을 선언하면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매수자 관점에서 다운라운드 기업을 인수할 때는 위기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시장 환경 때문인지, 아니면 사업 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전자라면 저가 인수 기회이지만, 후자라면 인수 후에도 회생이 어렵다.

실사에서는 다운라운드 투자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청산우선권의 배수, Pay-to-Play 조항의 발동 여부, 창업자 베스팅 조건 등이 Exit 시 분배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Waterfall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5. M&A 관점에서의 다운라운드

다운라운드 기업의 M&A는 일반 기업보다 복잡하다. 청산우선권이 여러 겹으로 쌓여 있고, 투자자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억 원에 인수 제안이 들어왔을 때, 2배 청산우선권을 가진 다운라운드 투자자가 80억 원을 가져가면 나머지 주주들은 20억 원을 나눠야 한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회사를 팔아도 거의 남는 게 없는 상황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투자자 간 협상이 핵심이다. 일부 투자자는 청산우선권을 포기하고 보통주로 전환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동의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거나, 창업자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다. 반대로 강경한 투자자는 청산우선권을 끝까지 주장하며 거래를 지연시킬 수 있다.

매수자는 이런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 창업자와 일부 투자자가 거래에 찬성하지만 특정 투자자가 반대한다면, 해당 투자자를 별도로 설득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로 다운라운드 기업 인수에서는 투자자별로 다른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Exit 시점의 선택도 중요하다. 다운라운드 직후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아 매각이 유리하지 않지만, 1~2년 후 회생 신호가 보이면 가격이 회복될 수 있다. 다만 현금이 부족하면 기다릴 여유가 없으므로, 창업자는 매각 타이밍을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관련 용어: Waterfall Analysis, 청산우선권 포기(Liquidation Preference Waiver), 차등 조건(Differential Terms)


참고자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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